현재라는 시간에 대한 내 생각
(혼잣말 투로 쓰느라 반말인 점 양해부탁드려요)
홀로 제주도 여행 중에 끄적여본 글.
제주도 여행이 생각만큼 모든 것이 만족스럽기는 힘든 것 같다. 날씨도 안 좋은 날이 있고, 카페에 사람이 너무 붐벼서 조용히 혼자 생각하기 힘들 때도 있고, 야외는 바람이나 햇살이 너무 강해 오래 앉아있기 힘들 때도 있고, 멀미를 해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다. 여행만 오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내 생각이 다소 착각이 꽤 섞여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.
문득 나의 과거, 나의 미래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. 내가 꿈꾸던 모습으로 언젠가는 먼 미래에 내 인생에 행복한 나날들만 펼쳐질 것이라는, 혹은 이미 지나쳐와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예전의 시간들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었던 아련한 시간이었다는 생각들이 오히려 나의 현재를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본다.
인생에 낙원은 없다. 내가 원하는 바를 설사 이루는 순간이 올지라도 그 행복은 잠시일 것이고, 또다른 고민과 걱정은 분명 끊임없이 나를 괴롭힐 것이다. 인생이 원래 그런 법 아니겠는가. 이렇게 생각하면 나의 오늘도 꽤나 괜찮은 순간이다. 비록 일에 치이고 동료, 상사들로부터 스트레스도 받지만 이는 미래에도 과거에도 반드시 있을만한, 인생에서 없어질 수 없는 고민거리 중 그저 하나일 것일테니 말이다. 이런 것들을 제쳐두고 살펴보면 나의 오늘은 분명 나쁘지 않은 꽤 괜찮은 시간들이다.
다시 지금 내 앞에 있는 제주도 바다를 보니,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분명히 만족스러운 것은 존재한다. 이 예쁜 바다와 하늘을 내가 언제 또 이렇게 마음껏 보겠으며, 이런 넉넉한 여유를 또 언제 즐겨보겠는가. 모든 게 만족스럽도록 바라지 말고 만족스러운 것 하나를 집어 충분히 즐겨보자. 이런 관점으로 하루하루를 바라보면 매일 반복되는 나의 직장생활, 스트레스인 인간관계에도 분명 괜찮은 구석들도 항상 있을테고, 나의 지금 이 순간도 꽤 즐거운 시간이란 것을 어렵지않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.